조선기자재 공동물류센터 개장 준비 한창
운송사업자로 세방㈜ 최종 선정


 "그건 거기 내려놓으시면 됩니다. 이제 러더(선박 방향키) 쪽으로 이동합시다."

부산조선기자재조합 이창용 과장이 직원들과 함께 기자재를 부리느라 한창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묵묵히 지켜보던 최병국 상무의 
입가에 슬쩍 미소가 비쳤다. "이 과장,자자 좀 쉬면서 합시다."

8일 오후 부산 강서구 녹산산단 내 '조선기자재 공동물류센터'. 회원사들이 위탁한 기자재들을 가득 실은 트럭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
었다. 오는 20일 개소식과 함께 정식으로 문을 열 센터에는 벌써 활기가 넘쳐났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진중공업 등 국내 7대 조선소와 부산지역 270여 조선기자재업계가 힘을 모은 공동물류센터가 지난 1일부터 
본격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지난 2003년 5월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니 3년 6개월 만의 결실이다.

부산의 대표적인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사업으로 주목을 받아온 센터는 이달 말까지 무료로 기자재를 보관해 주고,다음달 시험을 거
친 후 내년 초부터 운송사업을 시작한다.

이 같은 공동물류 사업은 전국에서 첫 사례. 민·관이 함께 산업구조 선진화를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는 남다르다.

산업자원부의 지역전략산업진흥사업 예산 40억원과 시 예산 30억원,민간 20억원(조선소 10억원,조선기자재업계 10억원) 등 총 117억
원이 투입됐고,자재운영분과와 정보화분과위원회 등의 조직에 조선소와 조선기자재,각계 전문가 등이 대거 참여했다.

5천여평의 부지에 지상 2층 물류창고와 사무동 등이 들어섰고,실내외 적치장 면적이 7천400여평에 이른다.

물류창고에는 11t 트럭이 옥상 적치장까지 오를 수 있는 초대형 진출입 램프가 설치됐고,15t급 겐트리크레인과 60t급 계근대,지게차 
등 각종 장비도 준비를 마쳤다.

각 조선소와 업체,물류센터를 연결하는 물류정보시스템 구축도 올해 안에 끝낼 계획이다.

물류정보공유(ISS)와 주문관리(OMS),창고관리(WMS),운송관리시스템(TMS),업무지원시스템(ERP)과 각종 서버 구축 등에 12억원이 투입
된다. 물류자동화가 실현되면 조선소가 요구하는 'JIT(Just In Time)' 납품에도 더욱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센터의 최종 목표는 RFID(무선전자태그) 기술을 이용,물자와 정보의 흐름을 처음부터 끝까지 통제해 납기와 재고를 관리하는 '공급망
관리(SCM)'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다.

센터는 우선 업체들이 보내오는 제품을 시중의 절반 가격으로 공동보관하고,각 조선소별로 시기에 맞춰 대형차량으로 공동구간 운송
에 나서면 20%까지 운송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지역의 경우 11t트럭을 기준으로 18만원선인 운송료를 센터
는 15만원으로 운송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24일 운송사업자로 세방㈜을 최종 선정했고,조선소의 품질검사팀을 상주시켜 제각각 받아오던 품질검사를 한곳에
서 받는 개선 효과를 거두게 된다. 수익은 연간 6억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제외하고 다시 요율 인하에 반영해 회원사에 되돌려준다.

조합 최 상무는 "아무도 해보지 않은 일을 헤쳐나가야 해 성공할 수 있을지 불안한 것도 사실"이라며 "용지난에 시달리는 업계는 물
론 부산의 산업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세익기자 run@busanilbo.com(부산일보,2006.11.09)


출처: 
http://www.busanilbo.com/news2000/html/2006/1109/020020061109.1016104950.html